보이스피싱 수거책 혐의로 입건되거나 재판 중인 경우, 가장 핵심은 범행을 인식했는지(고의)입니다. 많은 사람이 구인 광고에 속아 단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했는데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연루되는데, 이때 미필적 고의가 없다면 무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무죄 판단 기준, 최근 판례, 초기 대응 전략을 정리하겠습니다.
사기방조죄 성립 요건과 미필적 고의의 의미
사기죄와 사기방조죄의 법적 근거
보이스피싱은 사기죄로 처벌됩니다. 직접 피해자를 기망한 사람뿐 아니라 이를 돕는 수거책도 사기방조죄로 문제됩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수거책이 사기방조죄로 처벌되려면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① 정범(사기 조직)의 범행이 존재할 것 ② 수거책의 방조행위(현금 수거·전달 등) ③ 고의(범행을 인식하고 돕겠다는 의사)입니다. 이 중 고의가 없으면 아무리 현금을 수거했어도 무죄가 될 수 있습니다.
미필적 고의의 정의와 판단 기준
미필적 고의란 결과의 발생이 불확실한 경우 즉 행위자에 있어서 그 결과발생에 대한 확실한 예견은 없으나 그 가능성은 인정하는 것으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결과발생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이러한 결과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음을 요합니다. 즉, 보이스피싱 수거책의 경우 “뭔가 이상한데, 범죄와 관련될 수도 있지만 상관없다”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점은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검사가 고의를 입증하지 못하면 단순 의심만으로 유죄를 선고할 수 없습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무죄 판단의 실제 기준
최근 대법원과 하급심 판례의 무죄 사례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6. 24. 선고 2023고단3015, 2023초기1741, 2024고단484 판결에서는 “부동산 현장조사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수거책 모집”에 응한 피의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했고, 서울동부지방법원 2023고단3015 판결과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고단112 판결에서는 피고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또한 울산지방법원(2021. 8. 10. 선고 2021고단984)에서는 피고인이 신분증을 제공하고 지시대로 은밀히 움직이지 않았으며, 단 한 차례 수금한 점을 종합해 고의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무죄 판결의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상적인 채용 과정(인터넷 구직사이트 채용, 근로계약서 작성), 업무의 연속성(현금 수거 이전 상당 기간 동안 부동산 조사 등 정상적인 업무 수행), 범행 후 행동(범행 직후 의심이 들어 경찰서를 찾아가 상황을 설명), 사회경험 부족(나이, 사회경험 등)이었습니다.
고의 판단 시 법원이 검토하는 요소 5가지
보이스피싱 수거책의 고의를 판단할 때 법원은 다음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 채용 과정의 정상성 —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통한 채용, 근로계약서 작성, 면접 진행 등 정상적 절차가 있었는지. 면접 없이 바로 업무 시작,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은 비정상 신호입니다.
- 업무의 정상적 연속성 — 현금 수거 직전에 상당 기간 부동산 조사, 채권 추심, 실제 업무를 수행했는지. 첫 날부터 현금 수거를 요청한 것은 의심의 증거입니다.
- 보수 수준과 지급 방식 —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통신 기록에서 ‘수금’ 이나 ‘전달’ 등의 단순 지시만 있었을 뿐 보이스피싱임을 명백히 알 수 있는 정황이 없었는지. 고액 단기 보수는 의심 요소입니다.
- 조직원과의 의사소통 내용 — 대화 기록에서 “은밀하게 움직여라”, “신분을 숨겨라” 같은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피해자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얼굴을 확인시켰다면 신분을 숨기려는 의사가 없었으므로 범죄인식이 없었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 피고인의 나이, 학력, 사회경험 — 높은 학력과 지식수준을 갖춘 사람일수록 범죄와의 관련성을 알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므로 유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고의 부인을 뒷받침하는 실전 증거 전략
미필적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방법
무죄 입증 포인트로는 업무지시 과정에서 불법 암시 없음, 수금 장소와 방법 지시에 따르지 않음(예: 차량을 멀리 주차하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음), 피해자에게 신분증 제시하고 얼굴 확인시킴, 단일 수금 행위(반복적이지 않고 1회성)가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정황을 종합해 “통상적인 범죄자의 태도와 거리가 있었는가”를 평가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과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등을 통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일반적인 범죄자의 태도와 거리가 있다는 점 등을 입증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 진술 시 주의사항
수사단계에서 실수로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긴 했다” 등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이 유죄판결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모든 수사, 재판 과정에서 일관된 진술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조사 단계에서 말을 바꾸거나 불필요한 진술을 하면 판사에게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핵심은 일관성입니다. “몰랐다”, “단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했다”는 진술을 처음부터 일관되게 유지하되, 구직 과정에 있었음을 입증할 자료(카카오톡 화면 캡처 등)를 확보하고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정리해서 구체적으로 진술해야 불법 가담 의사가 없었다는 정황을 뒷받침 할 수 있습니다.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구분 그리고 고의
수거책이 공동정범이 되는 경우와 방조범이 되는 경우
형법 제30조 공동정범은 주관적으로 사기범행을 인식하고 공동으로 실행하려는 공동가공의 의사 즉 공모와, 객관적으로 실행행위의 분담이 필요하며, 반면 형법 제32조 방조범은 정범의 형보다 반드시 감경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어야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으며, 단순히 범죄 조직에 속해 있다는 추상적인 인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부의 개별적 지시를 받아 기계적으로 현금을 수거하는 역할만 한 수거책은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다른 조직원의 범행에 대해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부분까지 형사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은 다른 수거책의 범행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조건 “조직의 일부였으니 모두 책임”이 아닙니다.
실형과 집행유예를 피하는 양형 전략
초범·반성·피해 회복의 중요성
피해자 모두와 합의하거나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피해 회복 노력, 실질적 이득이 적은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하면 형량이 감경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피해 회복 노력과 여러 양형 요소를 고려하여 원심의 형량을 감경했습니다.
주의할 점은 유죄가 확정되면 고의 유무와 별개로 양형 단계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판결 경향을 보면 대부분 유죄가 선고되며,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면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무죄 방어와 동시에 피해 회복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구직 사이트를 통해 정상적으로 채용되었는데 왜 범죄자 취급을 받나요?
보이스피싱 조직도 합법성을 가장하기 위해 인터넷 구직사이트에 “부동산 조사”, “채권 추심”, “서류 전달” 같은 정상적 업무로 광고합니다. 따라서 채용 과정 자체가 정상적이었다고 해서 무죄는 아니지만, 그것이 **고의 부재의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법원은 채용 절차의 정상성 + 업무의 연속성 + 통신 기록 + 범행 후 행동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도” 무죄를 받을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피고인이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워했으므로 미필적 고의가 있다”는 식의 검사 논리를 “의심스러웠어도 곧바로 범죄라고 단정하기 어려웠다”는 점으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수가 높다”는 생각만으로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합리적인 일반인이 그 상황에서 보이스피싱임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을 것인가”를 판단합니다.
현금을 한 번만 받았으면 무죄 가능성이 높나요?
반복적이지 않고 1회성으로 수금행위를 했다면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인지 알지 못했고 단순 현금 대리수령 업무라고 믿을 만한 사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다만 “1회”라는 사실만으로 무죄는 아니며, 다른 정황(채용 과정, 업무 내용, 통신 기록)을 종합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몰랐습니다”라고 진술하면 무죄인가요?
아닙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진술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으며, 수사기관은 지시 내용, 보수 수준, 연락 방식, 업무의 비정상성을 함께 확인합니다. 그 결과 범행을 알 수 있었음에도 계속 관여했다고 판단되면 방조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객관적 증거**입니다. 카카오톡 기록, 근로계약서, 업무 일지, 지인 증언 등으로 “정말 몰랐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면 확정인가요?
아닙니다. 최근 대법원은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 범행의 전모를 몰랐다고 해도 범행에 가담했다는 인식이 있었다면 공범으로 봐야 한다고 재확인했으며, “현금 수거책의 인식은 미필적인 것으로도 충분하고 전체 보이스피싱 범행 방법이나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인식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판례를 들어 고의가 있었을 여지가 크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2심 무죄 판결도 대법원 상고심에서 깨질 수 있으므로 끝까지 방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정리하며
보이스피싱 수거책 무죄는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다만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채용 과정, 업무 내용, 통신 기록, 범행 후 행동 같은 **구체적 정황을 객관적 증거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무죄 사례를 보면 자신이 범행가담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느냐에 대한 입증이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특히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혐의를 받았다면 수사 초기부터 고의 부재의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일관된 진술로 방어하는 것이 무죄와 감형을 가르는 갈림길입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고의 부인과 무죄 판단 기준, 보이스피싱 수거책 초범도 실형을 받는 판단 기준 글도 함께 참고하면 더 깊이 있는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고의 없이 연루되었다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므로 형사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